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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유생의 나날들 - 고증이 뛰어나서 놀란 로맨스 소설




성균관 유생의 나날들 - 이라고 하면 더러는 BL를 연상할지 모르겠다.



나도 그러긴 했는데 (......)





작품에서 제일 감탄할 부분은 바로 다름 아닌 [고증]부분이다.
로맨스 소설 하나에 이렇게까지 조선조의 이야기를 충실히 쓰기 위해서
공부한 흔적이 드러나는 경우는 꽤 드물다.



성균관 유생하면 어떤게 생각나나?


나는 역사 글줄에서 읽은 [한국 최고의 교육기관]정도의 이미지가 한계다.
그렇고 있었기에 이 글은 더욱 깜짝 놀랄 글이 되었던것
성균관에 대해서 상당히 파악하고 글을 쓰지 않으면 나올수 없는 고증은
이 글에서 가장 놀랄만한 반전이다 [그 어떤 스토리보다도]

조선의 양반들이 어떻게 시험을 치고 어떻게 직위에 올라가냐에 대한 분석은
그야말로 혀를 내두를 정도의 고증이 이뤄져있다.


또한, 여기에 [여성이 참가하지 못함]에 대한 화두를 깊진 않지만 던지고 간다.
물론 역사에 IF는 존재할 수 없기에 별 쓸모 없어 보일지 모르겠지만

능력있는 여성들의 아쉬움 (허난설헌이나, 신사임당)에 대한 반증이 비춰지면서
역사속의 그러한 요소가 주인공 [김윤희]에게로 감정적이입이 쉽사리 가능해진다.


작중내에서 이것은 남성이든 여성이든 조선시대에 대한 [선입견] - 중요한점이다 -
정도만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꽤 흥미진진하게 읽어볼 수 있다.


로맨스보다도 기실은 주인공 [김윤희]가 이런 남성위주의 정치/사회전반에
발을 들이면서 생길수 밖에 없는 필연적인 헤프닝들이 오히려 이 작품의
맛을 더욱 살리는게 아주 재미있다. 이런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쌓여가는 부분은 놀랍다.




다만 이 소설은 재미는 있으되 두드려 맞아야 하는 가장 큰 부분이 있다면



[역으로 로맨스는 오히려 절라리 취약하다는 부분]이다.



난 아무래도 좋으니까 재미있게 봤다. 라고 납득은 가능하긴 한데 -_-a
로맨스소설의 최대 매력포인트가 로맨스가 아니라는 점은 조금 난감 -_-;
할리퀸 소설마냥 [보고서 반했다. or 이 남자 원래 안좋아할 수 가 없다]
라는식의 이야기는 보는쪽으로 하여금 [양판소의 킹왕짱 먼치킨이 다 휩쓸고 다니는것]
마냥 이야기가 뭘까 보기가 싫어지기 마련이거든,


다만 전반부에 거론한 [고증]의 부분이 이런것을 상당수 덮어준다는 점이 포인트.


사실 상황적 에피소드도 [로맨스]의 이야기로 진행하기에는 턱없이 [꺼리]가 부족했다.


주인공 김윤희와 이선준의 로맨스는 [운명적]인 이야기다.
사실 원래 연애란게 이유없이 시작되고 알수 없는 포인트에서 갈리지기 일쑤라고 하지만
이들의 만남이란 부분과 접점은 좀 미묘하다. [보는 순간 신경쓰였어요]

......아 네



독자들이 로맨스나 러브코믹을 즐긴다면, 그것은 [운명론적 이야기]보다도 티격태격하는
상황과 에피소드가 큰 힘을 받기 마련이다. 일본의 소년만화 러브코메가 아무리 개떡같이
보여도 큰 힘을 받는 이유중에 하나는 [큰 줄기는 못잡아도 소소한 에피소드 하나하나를 꾸미는
방식의 강력함]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사람과 시간을 보낸다는게 꼭 무슨 커다란 이벤트나 기념일 챙겨주기
등등이 전부가 아니다. 은희경 소설을 보면 잘 드러나는데 [같이 보냈던 시간]이라는 의미가 크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로맨스로써는 오히려 점수를 떨구고 싶다 ( -_-)


내가 로맨스 소설에서 가장 고전적인 위치에 도달해 있으면서 로맨스 소설의 '성서'로 생각하는
오만과 편견의 경우도, 인물들의 만남이나 애정의 발생은 그 궤가 다르다.



요컨대 할리퀸식 (......망할 트와일라잇)의 이야기는 운명론, 너무도 당연하고, 경쟁자에
대해서 좀 가혹하다.


이 작품도 그러한 너무도 뻔해빠진 구조를 닮아가기 때문에 오히려 긴장감의 요소가
많이 부족하다.


주인공 이선준이 김윤희에게 [남자인게 분명한데 왜 이리 이 사람 말고는 눈에 안들어 옵니까]
라고 말한 시점에서 게임셋, 그 뒷부분의 이야기는 뭐랄까 긴장감 다운 -_-








작가가 로맨스에 대해서 조금만 더 장치를 부과하고 소소한 에피소드의 누적을 큰 줄기로 잡는걸
조금만 잘 해낸다면 유달리 재미난 로맨스 소설(남자가 보든 여자가 보든 상관없는)이
하나 탄생하지 않았을까 싶다.







덧. 하지만 사실 이대로도 충분히 재밌긴 하다.

덧2. 손질 좀 더 보면 제대로 된 감상으로 다시 올리겠습니다.
by 그란덴 | 2009/05/28 11:57 | 껍질에 새겨진 글자들 | 트랙백 | 핑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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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명의 아가씨와 뒤얽히고 꼬이는 모습이 오히려 너무도 좋다. 보통 연애소설에서 볼 수 있었던 제대로 된 꼬임새를 보여주고 있는데, 얼마전에 내가 거론했던 소설인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보다 더 로맨스 부분에서 충실한걸 보고 깜짝 놀랐다. 아니 이 아저씨야. 명색이 무협주제에 왠만한 로맨스 소설은 싸다구 후려칠 정도로 이렇게 달콤해서 어쩌 ... more

Commented by 아프락사스 at 2009/05/28 12:18
정은궐씨가 고증 잘하는 건 전작인 『해를 품은 달』에서도 이미 드러났었지요. 로맨스소설에서 유생들이 '정말로' 고전을 읊는 장면이 나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서 조금 놀랐었습니다.
Commented by 그란덴 at 2009/05/28 12:20
본판이어야 할 로맨스가 좀 아쉽습셉. 나쁜 수준은 아닌데 좀 약간 뭔가 모자라다는 느낌이 들어요
Commented by mattathias at 2009/05/28 15:40
네, 고증이 잘 되어 있지요. 과거시험장 얘기를 소설로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는데 참 놀랐습니다.
Commented by 레베카 at 2009/07/03 09:59
막 이 소설 다읽은 참이라,정말 필자의 실망감이 절절히 다가옵니다. 1권을 읽고서,읽으면서 상상하던 그 기대감속의 나의 스토리가 더 멋질것같은,, 2권말미로 갈수록 떨어지는 긴장감, 선준과 윤희의 어이없는 정사씬(^^), 너무 쉬워서 너무 어이없었다고나할까요^^

암튼 뒤로가서 힘을 잃은건 정말 슬프네요.

저역시 오만과 편견이 최고의 로맨스소설이라 생각합니다. 정말 그만한 소설이없죠.
어디 그런 비스무리한 소설이라도 또 없으려나 눈빠지게 찿고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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