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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익 판타지의 주인공이란?
히어로익 판타지라고 한다면


가장 가깝게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이야기로는 [영웅전기 서사담]이라는 표현이 맞을껍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쪽에서 이런 계통의 작품을 찾으라고 한다면 - _-


제가 아는 바로는 거의 전멸이군요. 좀 비슷한건 [더 로그]정도네요.

- 이러니 저러니 해도 더 로그는 카이레스가 그 세계관의 네임드가 되어가는 이야기니까요 -


필요이상으로 심각한 이야기가 넘쳐서 단순한 성장스토리로 보기에 살짝 무리가 있었던
[룬의 아이들]을 여기에 댈 수는 없는 노릇이기도 하죠. 이러나 저러나 그 소설내에서
주연들은 죄다 성장중이고, 어느 정도 성장을 이루어서 그 시점에서 이야기를 중단한거지,
딱 그들이 정말 서사를 하나 이룰 정도로 극에 이른건 아니니까요.



사실 히어로익 판타지라고 한다면 한명의 영웅이 성장하고 일대 사건을 겪는 이야기 전반을
다 아우르고 있어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는 해외 작품 두개를 거론하고 싶군요.

[다크엘프 트릴로지]와 [로도스 도전기]

사실 로도스 도전기는 에픽 판타지이기도 하고, 하이판타지의 전형을 보여주기도 하는 경우죠
(원래 정통파 판타지라는 말에는 하이판타지/에픽판타지의 의미가 많이 들어가죠)
다크엘프 트릴로지는 에픽판타지의 궤보다는 히어로익판타지의 영향력이 굉장히
느껴지는 경우이기도 하고, 뭐 [드래곤 랜스]도 대표적인 히어로익 판타지의 경우입니다.


정서상의 차이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본식의 히어로익 판타지는 일반적으로 한명의 영웅만
거론하는 경우는 거의 보기 힘들었습니다. 나와도 한명의 영웅이 아니라 여러 영웅을 비추고
그들 모두의 삶을 거론하기 마련입니다. 단지, 이야기의 주체가 되는 인물은 이 모든 영웅과
다 연관이 있거나 혹은 그들의 삶을 보고 지나가기에 그에 따른 영향력을 크게 거론하고 있지요.

반대로 미국쪽의 히어로익판타지를 거론하게 되면, 흔히 말하는 [타고난 놈]이라는
표현이 가능할껍니다. 태생부터가 돌연변이 스러운데다가, 그 살아가는 방식조차 특이하고,
거기에 남들 못겪는 상황을 겪으면서 성장한...어?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이야기 전개 아닌가요?



한국에서 히어로익판타지가 거의 전멸한건 아마도 무협이라는 공간에서 이미 비슷한 클리셰가
많이 쓰여서 그런게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국의 무협이 제대로 된 이야기를
살려왔느냐, 그에 대해서는 부정하고 싶은 기분이 한가득입니다 -_-


가장 인물을 두드러지게 부각하는 경우인 몇몇 작가 [전동조, 초우]씨의 글을 볼때는
주인공이 영웅이거나 빼어나다는 느낌보다는, 이들을 통해서 작가의 세계관속에서 노는
하나의 편한 도구를 만들어놨다는 느낌이 듭니다. 안되는거 없고 하면 다 되고, 고민이나
괴로움 따위는 그렇게 길지 않습니다. 꼬여서 답답한 부분은 있을지 몰라도, 이들이 대놓고
영웅은 안됩니다. 어느 의미에서는 사회를 부셔버리기도 합니다. 이건 차라리 영웅이라기 보다는
어떤 의미에서는 혁명을 갈구하는 인물로도 비춰지는 경향이 있어요.



제가 일전에 쓴 [연풍무적]에 대해서 크게 격찬했던 이유중 하나도 어찌보면, 이런 안타까움이
좀 어느 정도 반영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래도 이쪽은 쉽게 기연을 얻어서 강해지는 주인공이
있지만, 반대로 그 기연에 따르는 부수적인 부분에 대해서 도덕적인 고민을 하거나
혹은 애정전선 관련으로 고민을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런건 단순히 옛날 무협들이
이미 초월적인 무언가를 가지고 나타나서 다 쓸어먹는것에 비해서는 인간적이고 접근도 쉽지요.


실제로 검궁인/사마달로 대표되는 80년대중반~90년대초반의
무협은 이미 우리에게 와닿는게 하나도 없는 인물로 영웅전기를 써내려갔습니다.

영웅에게 있어서 핍박받는 부분과 그것을 극복하는 부분을 자기 고난이나 혹은 괴로움없이
죄다 인연과 운빨로 떔빵해버리는 차원에서 이미 사람들은 이걸 자기에게 이입할 문제로 보기 힘든거죠.


중국무협이 근데 꼭 그런식으로 땜빵했느냐? 근데 그건 아니기에 또 애매합니다 -_-;
제가 본 중국무협에서 가장 좀 ... 수준이 떨어진다고 표현할만한 [분향논검]의 경우에도
주인공 곡창해는 중요한 [색관]의 고비나, 혹은 [마성의 침범]에서는
결국 운이나 무공에 의한 극복보다는 자신의 의지가 중요하게 비춰지는 부분이 있었죠.
(결국 막판에 색관에서 한번 무너져서 일을 그르칠뻔 하기도 하지만 -_-;)


영웅서사에서 중요한것은 이러니 저러니 해도 자기의 의지입니다.


[나도 하면 할 수 있다]라는 느낌을 심어주는것, 이런게 진실이든 아니든, 소설내부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오래도록 쓰인것은 그렇게 하는게 [재미있기] 때문인겁니다.


- 그러니까, 판타지로 날아가서 나도 똑같이 할 수 있다! 가 아니라 그 극복하는 '의지' 말예요 -


한국에서 히어로익판타지가 쉽게 존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아마도 그것은 [모두가 특별해지고 싶다]는 그런 욕망이 반영되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자기가 특별해지고 싶은것, 그러니까 현실에서도 나는 뛰어나질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저 세계에서 노는 것 자체가 워낙 즐겁게 노니까 그에 대한 심리가 더욱 강하게 비춰지는게
아닌가 싶어요. (ex 가즈나이트)


예시를 방금 든 가즈나이트의 경우도 따지고 보면 히어로익 판타지로 분류하는게 맞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등장인물의 특징을 너무 강하게 인식시키는데다가, 그들은 이미
타고난 능력이 너무 풍부해서 사람들로써는 감정이입을 할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굳이 따지면 가즈나이트는 운이 좋아서 가즈나이트가 된거지, 기실 악마와 계약하고
그리 꺵판쳤다 해도 이상할꺼 없어요. (....)


이야기가 잠시 샜지만, 요는 히어로익판타지가 점점 사라지게 된 이유는 아마도
사람들이 자신의 위치를 높게 보는데서 오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 그러니까 자기를 높게 보는거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히어로익판타지가
그에 맞춰가지 못했다면 없어지는것도 나쁘지 않구요)


그런데 이건 미국식/한국식의 히어로익판타지에 국한된 이야기고, 일본식이라면
그 변주는 꽤 있겠지만 결국 살아남아있습니다. 주인공을 평범한 인물로 자주 묘사하는
일본의 걸게임이나 혹은 애니메이션을 종종 볼 수 있지만, 이 이야기속에서 주인공은
자기의 의지와 생각으로 결국 평범하지 않은 인물로 거듭납니다.

이런 클리셰는 [타고난 돌연변이 스러움]을 강조하는 한국이나 미국식과는 조금
차이가 있지요. 그리고 그것이 현대에서 수많은 인간 군상 사이에서 [평범하게]지낸다고
스스로에게 압박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먹히는]겁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월희]입니다. 물론 태생이 나중에 평범하지 않았다는건 알려지지만
기본적으로는 평범한 비실이 고교생에 불과한 주인공이 가면 갈수록 강해지는것
하지만 그 충동이나 괴로움을 견디기 힘듬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지로 그러한것을
하나하나 극복해나가는 부분, 그런것은 어찌 보면 일본스러운 영웅스토리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걸 확언 해나갈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해요.

- 근래에 인기 있었던 애니메이션 바케모노가타리의 주인공 역시, 비슷합니다 -


한국드라마에서 신데렐라 컴플렉스가 만연했다고 비꼬는 사람들이 꽤나 있는데,
이 부분은 무엇보다 [감정이입]을 하기 쉽기 때문에 그런겁니다. 별거 없어요.
그런만큼 [특별해지는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면, 이런 이야기가 과연
전혀 매력없을까요? 극단적인 현실주의자가 아니고서는 누구나 일탈이나
혹은 변화를 꿈꾸는건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런 일탈에 대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이입하고, 또 그런꿈을 살짝이나마 꾸게 해주는것
혹은 그것이 히어로익판타지가 사람들로 하여금 예리하게 찝어야 할 부분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반지의 제왕처럼 잘 완성된 하나의 세계관과 이야기를 가지고 그 속에서 활동하는
영웅들을 그릴수도 있겠지만....그것은 이미 하나의 [세계관을 완성해서]오는 부속에 가깝습니다.


[아더왕전설]을 읽으면서 느끼는 가웨인이나 란슬롯, 혹은 갤러헤드의 활약상에 놀라워 하는
것과 별반 다를게 없다고 할까요. 게다가 문제는 이런식의 이야기는 이제 먹히기에는
지난 유산들이 너무 강력해서 쉽지가 않아 보입니다.


개인적인 견해지만, 현재 일본식의 저런 히어로익판타지의 유산이 제일 잘 남은건
라이트노벨로 보입니다. 사실 하위 장르의 이름을 들먹이기는 했지만 이야기의 요는
저 히어로익판타지가 [먹히는] 경우를 들고 본거니까요.


보이밋걸? 물론 그것은 하나의 코드로써 먹히긴 하겠지만, 이야기를 이끄는 부분에 있어서
과연 보이밋걸로 라이트노벨의 인기를 다 설명가능할까요?


그렇기에 이 부분 또한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덧. 이야기의 결론이 라노베로 너무 쏠렸는데요. 이건 좀 반성합니다 ;ㅅ;
덧2. 해리포터도 따지고 보면 히어로익판타지의 속성이 강하지만, 그보다는
학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더욱 공감을 산 부분이 크지요 ' ㅁ' 영웅의 매력으로
사람들을 흡입하는 의미의 히어로익판타지는 이미 점점 보기 힘든게 현실이군요 ;ㅅ;
by 그란덴 | 2009/10/22 13:17 | 껍질에 새겨진 글자들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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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슬견 at 2009/10/22 13:30
글 잘 읽고 갑니다 ㅇㅅㅇ 그런데 생각해보니 제로의 사역마도 저기에 속하는군요.
Commented by 그란덴 at 2009/10/23 15:42
ㅇㅅㅇ
Commented by kirhina at 2009/10/22 14:59
로도스도전기는 진짜 정석적인 성장스토리였지. 성질급한 풋내기 판이 15년의 긴 세월 동안 여러가지 모험을 거치며 '영웅'의 반열에 모자람이 없는 큰 그릇으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차곡차곡 쫓아갔으니까... 1권을 읽고 7권을 읽으면 "이 판이 그 판 맞나" 싶을 정도. ㅎㅎ
Commented by 그란덴 at 2009/10/23 15:43
로도스보고 정통파라고 할때는 사실 히어로익판타지적인 성격보다도 하이판타지적인 성격이 강해서 그런거지만 ㅇㅅㅇ.... 뭐 성장스토리로는 좋지요
Commented by 모기자 at 2009/10/22 15:17
결론이 라노베에 쏠렸다고는 해도 결론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
랄까. 모에코드라던가 덕분에 글 자체의 매력이 가려지는것도 있다고 생각(...)
Commented by 그란덴 at 2009/10/23 15:43
코드가 장르의 이름을 대신하려 드는걸 보면 깜놀하기도 함 -_-;
Commented by Seia at 2009/10/22 19:42
아동문학쪽에는 여전히 히로익판타지의 속성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해리포터도 엄밀히 따지면 아동문학으로 창작되었던 거고요. 실제로 아이들의 성장과 영웅이라는 속성을 연결시키는 경우도 제법 있고 말이에요. 장르문학과 아동문학은 뭐랄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속성이나 독자들에게 매우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점등을 들어서 같이 연구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Commented by 그란덴 at 2009/10/23 15:44
성장하는 키워드가 먹히는건 아직 성장할 여지가 남은 사람이지요 (...아이러니 하지만)



성장의 키워드가 먹히는것은 비전.이상.꿈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라서 그런게 아닐까...라는게 추론이긴 합니다.
Commented by 레드진생 at 2009/10/23 17:41
....요즘 판타지 소설계의 성장 코드는 "렙업" 혹은 "득템". 그런 면에서 현재 히로익 판타지는 게임 판타지로서 명맥을 유지...(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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