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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노벨은 포맷이며, 그 변화는 장르의 흐름에서 찾아볼 수 있다.(1)
라이트노벨의 원산지인 일본에서는 이미 그런 논의는 지났지만, 정작 담론이 정착되지 않은 한국에서는 라이트노벨의 창작과 재생산을 주도하려던 축이 기존 장르소설의 창작자 (주로 판타지를 하던)들이 많이 개입했기에, 장르적인 시각에서 많이 보게 되었다. 그리하여 이름만 바꾼 판타지가 아니냐? 혹은 대여점 소설이 고상한 척을 한다. 라는 이야기가 불거지게 된 요인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라이트노벨은 장르소설의 일종이지만 결코 장르가 아니다.



라이트노벨이라는 말에 가장 비슷했던 과거의 작품이 뭐가 있을까? 한국에서 통용되었던 말로는 청소년문학이라는 말이 가장 유사할 것이다. 일단 시장공략차원에서 본다면 가장 연령대가 유사하며, 또한 성인들도 챙겨볼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유사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청소년문학은 90년대말 판타지의 부흥과 더불어서 그 존재가 굉장히 희박해졌다. 이리 된 부분에는 아마 청소년에게 대학교 입시라는 천편일률적인 생활관에 따른 무미건조함을 강조하는 사회적 풍토가 더 강렬한 자극이 되기 쉬운 장르소설의 대두로 나타나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과거, 청소년을 노렸던 한국의 소설들 다수는 소피시리즈 같은 철학도 있을수 있었고, 혹은 해리포터와 같은 책도 있었다. 이런 부분은 다양한 장르를 포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히 현존하는 라이트노벨이라는 것과 유사점을 뗄 수 없다.



단, 라이트노벨이 유난히 두드러진 이유는 무엇일까?



1970년대 설립된 하이카와 문고와 슈에이샤의 코발트 문고를 라이트노벨의 시초로 보는 경향이 많다. 그리고 이 두개의 문고는 아주 명백한 성격을 띄고 있다. [청소년용 소설]이다. 당시 등장했던 작품중 하나는 지금 우리도 잘 아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지금 2010년대의 라이트노벨로 비교해보기에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갭이 상당하다.



이에 대해서 해답을 찾아줄 부분은 바로 뱀파이어 헌터D와 마계도시 신주쿠에서 그 연혁을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소드월드, 그리고 에반게리온



당시 전기소설이라 불리면서 일본만의 어반판타지를 구축해나가던 이 전기소설들은 본디 폭력적이고 성적이며 마약과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다루는 매우 성인스러운 소설이었다. 이를테면 청년을 노리는 장르소설이라고 보는게 맞다. 또한 1980년대는 아직 전세계적인 미스테리/추리의 힘이 쇠하지 않았으며 1970년대 뉴웨이브 운동을 통한 SF의 재정립을 통해서 여러 장르가 재조명을 받던 시절이었다. DB의 구성과 설립에 힘을 쏟는 일본에서 이러한 조류를 놓칠리는 없었다. 그리하여 일본에서는 이 당시 수많은 SF잡지와 미스테리담론이 형성되었다. 이러한 것들이 조합되어서 나온 것이 바로 일본의 1980년대에 나온 전기다. 디스토피아적인 SF세계관과 미스테리적인 인물관계를 바탕으로 많은 조합과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 이것을 두고 말할수 있다.



그리고 1970년대에 생겨난 TRPG는 판타지의 보급화에 크게 앞장섰다. 비록 정형화된 모양새였지만 판타지라는 것을 널리 알리고 또한 창작분야에서도 갖고 놀기 좋은 하나의 틀을 마련해주었다. 이것은 일본에서 하나의 형태로 나타난다. 바로 [소드월드]라는 것이다.



이러한 두개의 조류는 익히 우리가 잘 아는 1980년대 후반기부터 1990년대 초반기의 라이트노벨 형태가 나오기 시작한다.

이때 등장한 알만한 작품을 든다면 칸자키 하지메의 [슬레이어즈],[로스트 유니버스], 그리고 미즈노 료의 [로도스 시리즈] 등등을 말할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짚고 가는 것은, 라이트노벨의 현재진행 형태는 단순히 [그냥 잘쓰고 만든다]라는 관점이 아니라, 그간 받아들여오고 느꼈던 문화적, 장르적 역량의 발휘가 동시에 이뤄지는 것을 말함이다. 원론적인 이야기로 말한다면 라이트노벨은 [재미있으면 된다] 문제는? 재미라는 것이 바뀌는건 시간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그렇다면 [그 시점에 어떤 이야기가 재미있는가]를 파악한다.



- 고상하게 말했지만 바꿔 말하면 이쪽 바닥의 유행을 파악하라는 점 혹은 선도하기 -

1990년대 초반까지는 이러한 장르적 흐름이 대세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일본의 라이트노벨은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이 [인기작]은 확실히 이러한 흐름과 뗄 수 없었다.

일본에서 SF가 가장 번성했던 1980년대에 일본사상 가장 잘 팔린 스페이스 오페라 소설인 [은하영웅전설]이 등장한게 과연 우연일까?


1990년대, 이 시기는 초반과 후반이 완전히 극과 극으로 달려가는 시절이다.

기실 1990년대 초기만 하더라도 라이트노벨은 미디어믹스는 소수였으며, 그렇기에 글이라는 방향에서 고민하는 모양새가 많았다. 하지만 문제는 1995년 에반게리온의 등장 전후의 문제다.



에반게리온은 작품의 호오와 이런것을 떠나서 서브컬쳐 전반에 충격을 주었다. 에바를 SF로 볼 것인가?

그렇다면 세카이계 청소년작으로 볼 것인가? 이러한 의문점은 그대로 라이트노벨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 세카이계 형태의 플롯은 슬레이어즈도 갖고 있다. -



기존에 있었던 라이트노벨은 다소의 장르적 혼재는 있을지언정 성격이 매우 뚜렷했지만 이후 [장르라는 것과 관계 없는 라이트노벨]의 아주 확실한 형태가 대두된다. 그 결과물은 두가지의 작품이 아주 직설적으로 제시해주었다. 하나는 [부기팝시리즈]와 또 하나는 [공의 경계]였다. (공의 경계 초안은 1997년이다.)



부기팝은 부기팝 이후로 존재하는 라이트노벨 대부분의 문법을 제시해주었다. [죠죠시리즈]로 해석하여 단순한 서브컬쳐 내부의 이야기로 정립해도 앞뒤가 안맞는 것은 아니지만, 부기팝이 들고 나온 문법은 1980년대 후반부터는 그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던 [전기소설]의 모양새를 다시 들이밀었다.

그렇다. 장르적으로는 로우, 즉 [어반 판타지]를 재해석해서 들고 나오기 시작했다. 부기팝은 점점 시리즈가 진행되어가면서 결국 능력자 배틀물이라는 코드로 쓸려가는 작풍으로 가버렸지만, 1권을 놓고 본다면 정말 이건 해석의 여지가 너무 많다. 부기팝이라는 도시괴담은 과연 단순한 도시괴담이었는가? [멸망의 전조를 속에 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이것은 에바의 문법을 어떻게 해석한걸까?



부기팝이라는 소설이 보여줬던 것은 실로 기괴함이었다.



공의 경계는 부기팝을 설명했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공의 경계가 제시한 부분의 가장 확실한 부분은 [직설적으로 잔혹한 모습, 그리고 1980년대 전기소설을 진정으로 잇는듯한 연출]이다. 이것이 부기팝과 크게 차이나는 부분이며, 공의 경계가 큰 인상을 남길수 있었던 것이다. 또 다른 이야기지만...공의 경계가 새롭게 찾아낸 것중에 아직까지 쓰이는 것은 바로 [싸우는 히로인]이라는 캐릭터 메이킹이었다.



이러한 유산의 조합은 좀 더 뜬금없는 세계에서 벌어지는 [종말의 크로니클]과 같은 극단적인 변화를 가지기도 했지만, 반대로 그 속에서 언급되었던 [세카이계]적인 발상 혹은 내 안에 멸망과 창생 혼돈을 내포하고 있다는 모습은 열화되기도 하며 변화를 이끌기도 했다. 그리하여 어반판타지라는 탈을 썼기에 아무래도 [독자의 현실]과는 괴리가 있던 이러한 작품과는 별개로 직접적인 근접조우를 보여준 작품도 있다. 그러나 그 부분은 다음번에 언급하기로 하자.


이러한 공경과 부기팝의 대두는 두가지의 크나큰 코드를 남겼다. 첫째로 [어반 판타지]라는 장르를 취하게 하였으며, [싸우는 히로인]이라는 캐릭터 메이킹을 부여하였다. 이 두가지를 가장 잘 흡수한 적자는 바로 [작안의 샤나]를 첫손 꼽을 만하다. 그러나 이 시기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러브코메의 아류 같은 라이트노벨이 대세로 드러나진 않았을 것이다. 여기에는 중간에 짚고 갈 녀석이 있다.



바로 [러브히나]



보통 이런 이야기가 돈다.

첫번째 쇼크는 건담이었으며, 두번째 쇼크는 에반게리온이었다고.

그럼 세번째가 바로 [러브히나]다 -_-...



러브코미디도 연혁이 꽤 긴 하부장르다. 엄연히 따지면 로맨스의 하부긴 한데......................일본식 러브코미디는 뭐랄까 -_-;; 전 세계적으로 해석되는 러브코미디와는 좀 갭이 있다. 그러니 [러브코메]일수밖에.



이야기가 샜는데, 러브히나의 성공은 서브컬쳐계에서 [일단 여자를 많이 등장시키면 이 캐릭중에 누군가에게는 낚이겠지]라는 아주 [에로게 제작사스러운 기획]을 진지하게 해보게 만든다. 그리하여 2000년 이후로는 그러한 비중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는 본디 대중스럽다고 보기에도 좀 동떨어진 소재를 많이 쓰던 라이트노벨이 이제는 [정말 매니아틱한 형태]로 흐르기 시작했다.







쓰다가 지쳐서 이후의 이야기는 2편에서,




by 그란덴 | 2011/04/21 02:38 | 껍질에 새겨진 글자들 | 트랙백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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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모기자 at 2011/04/21 09:19
스압에 굴하지 않고 2편 기대하겠습니다. ;ㅅ;
Commented by 그란덴 at 2011/04/21 12:28
메롱
Commented at 2011/04/21 10:4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그란덴 at 2011/04/21 12:29
총정리 단계긴한데, 솔직히 그 이론 안쓰고 라노베 분석하기도 힘들지 않나?
근데 러브히나로 지금 흐름이 다 정리되진 않아. 중간에 짚을 놈이 두개 더 있어
Commented by 그란덴 at 2011/04/21 12:30
아 맞다 너 이녀석 폰번호 바꿨지 --...samquest@naver.com 로 폰번 좀 보내봐. 얼굴좀 함 봐야지
Commented by 미르 at 2011/04/21 10:53
잘 읽었십니다. 2편 기대할께요.
Commented by 그란덴 at 2011/04/21 12:29
; ㅁ;
Commented at 2011/04/21 12:4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그란덴 at 2011/04/21 13:31
반박은 환영합니다만, 그러하시다는건 다른 스펙트럼을 생각하는게 있으신지?
Commented by 팽귄 at 2011/04/21 13:45
2편 기대하겠습니다
Commented by 그란덴 at 2011/04/21 15:28
네, 좀 걸릴듯요 ㅠ_ㅠ
Commented by 폴리시애플 at 2011/04/21 15:23
러브 코미디는 러브히나보다는 여신님 쪽이 시조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아카마츠는 여신님을 거의 배낀(...) ai가 멈추지 않아(아이러브 써티)로 시작해서 러브히나를 그리게 되었으니까요. 뭐 사실 그렇게 명확하게 구분되어 지지는 않겠습니다만.... ㅎㅎ
Commented by 그란덴 at 2011/04/21 15:27
거슬러 오르고 오르면 우루세이 야츠라까지 나올테니까요 (.....) 여신님은 러브코메라고는 하지만 개그가 좀 적은 느낌이 많이들더라구요. 러브히나 정도로 타협본게 2000년대의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해서 그렇죠 뭐 (...)
Commented by 로리 at 2011/04/22 03:53
그런데 우르세이보다는 메종일각 쪽이... ^^;

드라마적인 연애물은 오렌지로드에서 끝났다는 것이 맞지 않는가 합니다. 사실상 지금의 하렘식 연애물은 장르라기 보다는 거의 포멧이 되어서...
Commented by 그란덴 at 2011/04/22 03:56
오렌지로드보다 한템포 느린 미유키도 그런 드라마성에 넣을수는 있었겠죠.
저는 오렌지로드보다는 미유키를 더 꼽습니다.


하렘식 연애물은 결국 갸루게에서 넘어왔고, 투하트와 러브히나를 거쳐서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장르로써 말한다면 차용하기 쉬워서 여기저기 자주 불려다니는 느낌이네요.
Commented by 로리 at 2011/04/22 03:59
영화나 드라마의 러브코메디랄까 그 쪽 연애라인은 일본의 순정만화들이 잘 받아들였고.. 발전 시키고 그런 부분의 연애요소들을 남성물에서는 여성 캐릭터에만 집중하였지 않는가 싶습니다.
Commented by 천박한숫씨 at 2012/02/12 18:50
그냥 글 몇개좀 검색하는데 지나가다가 이런 글을 보네요...
놀랍게도 요즘 옛날 러브히나가 생각나서 한번 여러모로 검색해보고 싶었던 것이 있었거든요.

몇해도 전에 군트라넷에서 비슷한 글을 봤던 것 같아요. 사실 아즈마 히로키라는 사람이 썼다는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오타쿠 서브컬쳐와 모에 신드롬에 관한 이야기도 좀 배경지식으로 있어야 하고, 서브컬쳐 운동에 대해서도, 90년대 중반 에바 신드롬에 관한 배경지식도 있어야 좀 읽힐법한 글이네요 ^^; 어디선가 읽어본 전투미소녀에 대한 오타쿠 심리분석도 좀 떠오르고...
너무 오래된 글이라 제가 이렇게 댓글 달아도 보시려나 모르겠어요. 행복한 하루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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